셀프빨래방 수입과 창업비용 대비 수익 직접 가보고 분석해봄.

얼마 전 주말에 가족여행을 다녀와서 빨래할 것이 한가득. 웬만하면 집에서 세탁기를 돌려서 빠는데 이제 도저히 못하겠다고 웬일로 셀프빨래방에 가서 세탁 건조까지 해오라고 하시네요.

 

돈 벌만큼 버니 그 정도는 좀 써서 편하게 살자고 아무리 말해도 꿈쩍도 안하시던 분인데 나이가 들긴 하셨나 봅니다. 저도 물론 도와드립니다만, 웬만하면 그걸 막으시고 일하고 오면 이미 처리 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세탁소 같은 곳은 돈낭비라고 이불 빨래할 때 정도 빼면 못가게 하시다가 이번에 가게 되었네요.

 

 

 

제일 가까운 곳은 대로에서 두 블럭쯤 안으로 들어가면 있는 작은 규모였고, 주변에는 작은 오피스텔 건물 한두채가 있고 나머지는 빌라촌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가기 전에 속으로 생각했죠. 이거이거 되겠어?

 

수요일인가 저녁 8시쯤 갔는데 생각보다 손님이 많았습니다. 1시간 정도 그 안에서 커피도 마시고 안마의자에서 20분 정도 마사지도 받고 하면서 기다렸는데 한 10팀 정도가 왔다간 것 같네요. 그리고 그들 중 일부도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휴렉스? 휴롬? 이름이 뭔지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끝나고 나서 의자에 눕기도 했습니다. 저는 카드로 결제했는데 찍힌 내역을 보니 군인공제회에서 운영하는 임대사업 그런걸로 들여온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추정해본 셀프빨래방 수입은, 당연히 그 때 그 순간이 피크타임라고 가정하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았구요.

 

 

 

셀프빨래방 주 수입원

18KG 세탁기 4대 20분 4천원

18KG 건조기 4대 20분 4천원

26KG 건조기 1대 20분 5천원

안마의자 20분 2천원

자판기 커피 1잔 1,500원

기타 (다우니)

셀프빨래방 평균 수익 추정치

1시간 기준 10인 (1인당 평균 지출액 1만원) * 8시간 (24시간 중) = 80만원

 

10명씩 들어오는 시간만 8시간으로 잡은 이유는 뭐, 5명이 들어오는 시간대도 있을거고 1명도 안 들어올 때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대략 계산을 한 것이구요. 80만원에서 100만원 사이 일평균의 수익이 난다고 생각했을 때 월 2400~3000만원 정도 찍겠네요.

 

※ 당연히 규모와 위치에 따라 수입 구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중요한 빨래방 창업 비용과 운영, 유지비용은 얼마나 들까? 알아보겠습니다.

 

 

셀프빨래방 창업비용 (초기비용)

크게 점포 임대료, 장비 구매비, 인테리어 비용 등으로 구성됩니다. 보통 창업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장비 구매는 공장과의 직거래를 통해 진행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장비를 도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천장과 벽체는 원형을 살려서 인테리어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대료는 당연히 입지가 좋으면서도 저렴하면 좋은 것이니 따로 말할 것이 없습니다.

 

아무튼 인터넷 정보를 통해 알아본 결과로는 위 구성 요소 정도의 장비를 들여놓았을 때 초기비용은 이것저것 합쳐 1.5억 정도 추산됩니다. 초기 비용이 꽤 많이 들어가는 업종 중의 하나입니다.

 

 

유지보수, 운영 비용

워낙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무인 사업 시스템은 이것이 리스크가 되고는 합니다. 세탁기에 이물질을 넣거나 애완동물용품을 세탁하는 등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죠. * 심지어는 세탁물을 담아놓는 카트를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고... 그렇기 때문에 동네 특성을 잘 파악하고 들어가는 것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유지보수는 결국 세탁기 점검과 수리, 청소 정도가 있겠구요. 셀프로 이런 것들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겠죠. 워낙 기계가 비싸고 대형이기 때문에 고장 한번 나면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운영비용은 임대료, 관리비, 전기세, 수도요금, 오폐수 처리비용, 세제 구입비 등이 있겠구요. 결국 손익분기점은 초기비용 / (월수익 - 월 운영비용 = 월 순수익) 기간이 끝나야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계산을 해봐야 알겠지만 보통 2~3년 정도 이상은 걸린다고 합니다.

 

이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수익성도 높아지고 권리금 받고 되팔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죠.

 

 

마케터로서 업종 분석 차원에서 반, 재미 반으로 한번 가본 경험을 바탕으로 써봤습니다. 오히려 업자들이 홍보 차원에서 써놓은 글보다는 유용했기를 바래봅니다. 

 

모든 시장이 그렇듯이 인기가 있다 싶으면 몇년 안에 포화상태가 되기 마련입니다. 빨래방 창업 시장도 비슷해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할 듯 합니다. 단순 코인 빨래방보다는 친환경 세제, 스마트 시설 등으로 진입해야 하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카페테리아 시설을 좀 더 확장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제가 가본 그 곳도 쉼터 공간이 있기는 했는데 너무 좁기도 하고 마실 거리 종류도 별로 없어서 아쉬웠거든요.

 

인테리어 공사하는 모습이라고...

 

PC방이 진화한 것처럼 레퍼토리를 점차 다양화하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