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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도파민 과잉과 지루함 모두를 경계하는 매일 하루를 말해봄. (40살, INTP, 현명한 삶)

by 디지털노마드방랑객 2024.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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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살 intp 남자의 하루는 정말 보잘 것 없이 평범하다.

나는 매일 같은 길을 걷는다.
 
째깍째깍 아침에 일어나면 일주일에 5일은 출근을 한다.
출근길에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항상 배성재의 텐을 듣는다.
보이는 라디오지만 주머니에 핸드폰을 넣어놓고 팔을 늘어뜨리고
꾸벅꾸벅 서서 졸면서 귀로만 듣는 것을 좋아한다.
 
예인과 지애가 고라니처럼 떠드는 그 시끌벅적함이 좋다.
원래 윤태진 아나운서가 게스트일 때가 최애였는데, 지금은 떠나버렸다.
뭐 예인과 지애도 충분히 좋다.
여자들로서 매력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냥 외롭고 적적한 마음을 하이톤으로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 최애 프로 배성재의 텐 (배텐) 유튜브

 
얼마전에 INTP가 연애에 최악의 MBTI라고 하던데, 그게 나다. ㅋㅋ
INTP는 뭘 하든 근데? 굳이? 라는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막상 뭘 하려면 귀찮은 것이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이라고 생각하는게,
나는 애인이 막상 생기면 정말 잘하거든. 안 생겨서 그렇지. ㄷㄷ
 
사무실에 도착하면 컴퓨터를 켜고, 업무에 몰두? 한다.
점심시간에는 항상 비슷한 식당에서 비슷한 메뉴를 주문한다.
제육이나 오므라이스나 짜장면이나 돈까스나...
거의 4개를 돌아가면서 먹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을 우리는 점심시간의 사료라고 부른다.
오후 업무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서 저녁을 먹고,
가끔은 TV를 보거나 유튜브를 본다.
 
이렇게 뭔가 작성해놓기도 하고. 그리고 다시 잠자리에 든다.
이 모든 일상은 마치 루프처럼 반복된다.
 

남자는 제육이지! ㅜㅜ

도파민 과잉도 싫지만, 극도의 지루함도 당연히 싫다.

나라는 남자는 내가 지루하다는 것을 정말 100% 인정한다.
 
현명하게 보내는 지루한 삶이라는 트렌드도 있다고 하고
요즘은 자극적인 뉴스들이 워낙 많이 나와서
도파민 과다라서 피곤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말들은 별로 딱히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누구 연예인이 뭐했더라라는 자극적 뉴스를 안보거나 싫어하는 타입이라
그건 괜찮지만 어쨌튼 지루한게 좋을건 없으니까.
 
나는 한때 꿈이 있었고, 열정이 넘쳤으며, 모험을 꿈꿨다.
하지만 집값은 오르기만 하고 친구는 거의 없고 등등
과거의 삶을 잘못 살았다면 잘못 살아온 것인가.
후회 안한다고 다잡아 보기도 하는데 가끔 잘은 모르겠다.
 
어느새 일상에 안주하게 되었고, 나와 가족들을 건사하는 것만이 미래라고 느껴진다.
어머니는 맨날 아프다고 하시지 집은 사야되나 말아야 되나 항상 갈팡질팡하고 있지...
 
난 솔직히 사업하고 싶고 떵떵거리면서 살고 싶고 그랬었는데
직장 생활해보니 사업은 아무나하는게 아니라는게 확실히 와닿더라.
회계도 정말 디테일하게 알아야 되고 사람들도 잘 만나야 되고
관리도 해야되고 영업도 해야 되고.
 
아이디어만 가지고 할 수 있는게 절대 아니라서 말이다.
 

대만 초고급 아파트. 몇백억이란다. 성공해서 저런데 살고 싶다. ㅋ

사업하고 싶은데 겁나기는 한다. 그래도...

선릉역에 보면 커피숍들이 100미터 이내에 7개는 넘게 있다.
김밥집도 5개가 있다. 이게 뭐야? 이거 프랜차이즈 차리는 사람들은
도대체 생각이라는게 있는건가? 사업성 분석은 안하나?
가맹점주는 그거 보고 받고 나서 직접와서 시장조사도 안하나?
세상에는 정말 똥멍청이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들이라고 정말 생각이 없었을까? 나만 잘 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어쩌면 정말 원하는 자리들은 다 누군가 재빨리 채가거나 자리가 안나고
차선책들 중에서 상황에 몰려서 부랴부랴 개업한 곳들도 있을 것이고,
돈이 남아돌아서 취미로 사업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공상을 하다보면 꿈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내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여전히 변화를 갈망하는 것은 분명하다.
언젠간 자신만의 모험을 꿈꾸며, 지금의 일상에서 벗어나서 여행도 가고 싶고
60 나이가 되어서야 오래전 잊혔던 꿈을 다시 꺼내 볼 시간을 가질지도 모른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다짐을, 열정을 다시 불태울 시간을,
지금은 아니지만 조만간 다시 가지기를 소망한다.
 
 

의지력을 키워라 이 새야!

 
사실 지금 티스토리 이거 하는 제일 큰 이유가 그거다.
솔직히 이게 얼마나 돈이 될지 안 될지 모른다.
아니, 안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요즘 구글에서 다 막아놨다고 하고
워드프레스가 초반에 좀 배워놓으면 확실히 더 이득이라고도 한다.
 
근데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
그냥 나를 바꾸기 위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다시 '정말 꾸준히' 해보고 싶었다.
30대 중반까지는 내가 생각해도 모든 일에 열정이 넘쳤던 것 같은데
지금 근 몇 년간은 동력을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그래서 다시 불씨를 태우고 싶었고,
어려울수록 꾸준히 하다보면 성취감도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표는 일단 1년이다. 이것부터 확장하는 것이다.
 
아자아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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