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아르바이트는 지금까지 살면서 2번 했었는데 한번은 까마득한 과거 브라운관 모니터 시절에 동네에서 했었고, 마지막에 한 것은 2015년쯤이었나, 영등포의 해피로 PC방이라는 프랜차이즈에서 한 걸로 기억한다. 사실 해피로 이름만 정확하지 시기라든지 지역 이름은 명확하지는 않다. 지도를 찾아보니 지금도 있는 것 같은데 거기가 아닐 수도 있고 사장님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 아마 아닐 것이다.
피씨방 알바는 세상 모든 아르바이트 중에서 따지면 난이도 최하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은근 몸은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안 되는 PC방이면 몰라도, 라떼는 100여 좌석을 거의 모든 시간 꽉 채웠고 나 혼자 12시간을 케어해야 했다.
지금은 주휴수당 문제 때문에 아마 12시간 풀 타임 돌리는 사장님들은 없을 것이지만 그 때는 그랬다. 식음료 나르는 일도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고, 지금처럼 결제도 오토 시스템이 아니라 회원카드를 받아서 대부분 현금으로 정산했으니 일은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난이도는 하(下)
꽤나 찌들었나보다. 그 때 당시는 힘들었던 일들도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너무 자주 드니... 어쩔 수 없지만 원래 사람은 성장하는 법. 나는 지금 회사 일도 하고, 블로그도 쓰면서 주말에는 몸으로 뛰는 부업, 마케팅 강의나 개인적으로 광고대행 문의가 오면 어떻게든 시간 짬 내어서 일을 하는 중이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럼 돈귀신이 붙었나 생각하겠지만 뭐 이런저런 사정들이 있다. 老모가 계시고 아파트는 샀다가 전세로 돌렸고 집값은 여전히 2배도 넘게 올라 있는 상태고 결혼도 못하고 혼자고...
아... 주저리주저리 너무 쓸데없는 말을 쓴 것 같은데,
PC방 알바 하는 일
그냥 아르바이트생의 기본 소양만 있으면 되는 일들이다. 쓸고 닦고 간편 음식들 조리하고... 손님에게 가져다 주고 그런 일들... 근무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즘엔 아마 한가한 피씨방이라면 절대로 알바 쓰지 않을거다. 쓸만 하니까 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모집한다고 하면 가서 틈틈히 게임이나 해볼까? 하고 가는 생각은 일단 버릴 것.
사실 그런 마인드를 가졌다면 어떤 아르바이트도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본 직장에서 딱 중간 관리자급인데, 사장 마인드와 직원 마인드의 딱 중간 정도다. 요즘에는 사장도 참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근데 라면 소스 분말도 냄새 계속 맡으면 약품 냄새? 같이 느껴짐.
피씨방 야간조 근무
야간조로 일했다보니 새벽 3시, 4시쯤 되면 손님이 많이 빠지는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 때가 되면 모니터와 키보드 전체를 닦아주고 화장실, 카운터 청소를 틈틈히 해줘야 한다. 창고도 정리해주고 마감 때 임박해서는 빠진 음료수나 라면 등을 다시 채워주고 인계한다. 찐따 아니고서는 다 할 수 있는 일이다.
진상 손님
내가 인상이 그렇게 바람직하지 못해서일까...? 진상들은 생각보다 없었는데, 그래도 가끔 너무 심하게 욕하면서 큰소리 치는 애들, 술 거나하게 마시고 와서 화장실에서 오바이트하는 개념 말아먹은 노친네들이 아주 가끔 있긴 했다.
근데 나는 그것보다는 컴퓨터 이상하다고 한번 봐달라고 하는 말들이 더 힘들었다. 나는 기계치라고 스스로를 세뇌하고 있던 터라 (자신감 바닥) 식은땀 비질... 어버버하다가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아서 이것저것 만지다보니 되는 경우도 있고, 정 해결 못하겠으면 문제를 기록해놓고 다른 PC로 옮겨줬다. 그게 내 최선.
※ 어린 나이에 힘 좋을 때 택배 상하차 알바 같은 일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이 있다면 나로써는 말리고 싶다. PC방, 카페 같은 곳들은 보통 채용 시 나이제한 같은 것들이 있어서 그 나이대 아니면 할 수도 없을 뿐더러, geto 시스템도 돌려보고 나름 배울 점들이 존재한다.
사정이 되는데도 괜히 몸 많이 쓰는 일을 할 필요는 없다. 지나고 보니 인생은 요령껏, 쉬운게 장땡이다. 그렇다고 농땡이 부리라는 뜻은 아니고... 되도록 말이다. 40 되다보니 이래저래 지난 과거에 대한 생각이 많다. ㅋㅋ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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