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감세안을 1,000페이지 분량으로 하원에 제출해서 통과되었다는 소식. 이미 여러 경제 유튜브나 뉴스 채널에서 다뤘겠지만, 나는 특히 '슈카월드'에서 소개한 내용을 흥미롭게 봤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결국 미국 정부가 국가의 부채를 더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미국 국가 부채 규모
그런데 이 빚이라는 게 어느 정도이길래 이렇게 말이 나오는 걸까?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35조 달러를 넘겼다. 한화로 환산하면 무려 5경 원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숫자가 너무 커서 감이 잘 오지 않지만, 참고로 대한민국의 1년 예산이 약 700조 원 수준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미국은 우리나라 예산의 70배가 넘는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감세안에는 소득세 인하, 법인세 감면, 부동산 세제 혜택 확대, 팁 관련 세금 완화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세부 항목을 종합하면 감세로 인해 약 5,000조 원 규모의 추가 국가 부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미국 정부는 이 감세안을 실행함으로써 부채를 더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은 미국 국채에 대해 조금씩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에 육박하고 있으며, 미국 내 주택 구입자들이 참고하는 모기지 금리는 7%대를 넘어섰다. 과거에는 2~3% 수준이었던 걸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상승이다.
아직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
이쯤 되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이거, 괜찮은 걸까?
사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미국은 괜찮다”고 말한다.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 때문이다. 달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통화이며,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환보유액을 달러로 갖고 있고, 국제 무역 결제의 상당 부분도 달러로 이뤄진다. 이런 배경 덕분에 미국은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빚을 질 수 있는 나라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와 함께 감세안이 단순한 선심성 정책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법인세 감면을 통해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소득세 인하로 소비 여력을 늘려 내수 경기를 부양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줄어들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제 성장이 이뤄지고 세수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미국의 감세 정책이 단순한 ‘빚 늘리기’가 아니라 전략적인 투자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니까 ‘괜찮다’는 입장에서는 몇 가지 전제가 작용한다. 첫째,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므로 달러는 계속해서 신뢰를 받을 것이다. 둘째, 시장은 아직 미국 국채를 안전한 자산으로 보고 있다. 셋째, 감세를 통해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 세수도 결국 늘어나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달러는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통화라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개인 의견을 보태자면, 미국은 천혜의 자원 조건에, 적국이 적어도 본토는 침범하기 어려운 위치, 적국이 핵을 쏴도 준비 과정에서 바로 탐지하여 막아낼 수 있다는 골든 돔 구축에 대한 자신감, 세계 1위 군사 강대국으로서의 지위 등... 세계 연합이 수틀려서 모두가 달러를 배제하지 않는 이상... 본보기 삼아 다른 수단들로 조질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 ㅜㅜ
아무리 기축통화국이라도 위험 수위에 있다는 입장
하지만 정말 이대로 계속 괜찮을 수 있을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우려되는 점도 많다. 무엇보다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사실은 심상치 않은 신호다. 이는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리가 높아지면 정부는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이는 다른 중요한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결국 이자 갚느라 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을 소모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미국이 지금은 기축통화국이라고 해도, 그 지위가 영원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며, 러시아와 이란 등은 원유 거래를 달러가 아닌 통화로 진행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만약 달러에 대한 신뢰가 점점 약해진다면, 미국 국채의 매력도 줄어들고 이는 다시 국가 재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미국 정치의 불안정성도 리스크다. 미국은 최근 수년 간 부채 한도 협상 문제로 인해 정부 셧다운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정치적 갈등이 계속된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더 이상 ‘안전자산’으로 보지 않게 될 수도 있다. 그만큼 미국의 신뢰도는 더 이상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미국 부채 상환 의지 있나?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신뢰라고 볼 수 있다. 시장은 미국을 계속해서 믿고 있을까? 세계는 달러를 여전히 기축통화로 사용할까? 미국 정부는 과연 이 막대한 부채를 상환할 의지가 있을까? 이 세 가지 질문 중 단 하나라도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나온다면, 지금의 시스템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감세안을 통한 빚 확대는 어쩌면 매우 위험한 도박일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과 미국의 부채 문제는 단순히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경제 정책의 방향성과 세계 금융 질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며 미국은 여전히 괜찮다고 말한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지금의 행보가 미래 세대에게 큰 짐을 안겨줄 뿐이라고 경고한다.
결국 이 문제에 대한 평가는 개인의 시각에 따라 다르게 내려질 수 있다. 미국은 정말 괜찮은 걸까? 아니면 지금이야말로 경고등이 들어온 것일까?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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