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 동안, 세계적 팬데믹을 겪으면서, 우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에서 다뤄진 인류 소멸의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고, 인수 감염병들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주로 동물에서 발생하는 감염병들에 대해 우려하면서, 식물 감염병이 인류를 멸종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거의 떠올리지 않는데요. 동물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이래, 마찬가지로 식물 대상의 전염병도 동시에 많이 발생했습니다.
과수화상병은 이 중 하나로, 주로 사과와 배 같은 과일나무에서 발생하며,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균에 의해 발병하고 나무를 신속하게 죽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병은 꽃이 시들고 줄기와 잎이 갈색으로 변하며, 나무의 크고 작은 가지에 암종병이 발생하는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2015년 안성의 한 과수원에서 최초로 발견되었으며, 과수에게 매우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의심 나무를 즉시 제거하는 것 외에 확실한 대처 방법이 없습니다. 다행히도, 이 병은 특정 과일나무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어 전체 농업에 큰 위협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1999년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유지 구구'라 명명된 바이러스는 예외였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밀과 보리 등의 곡물을 감염시키며, 식물이 필수 영양분을 흡수하는 데 방해가 되는 줄기 흑종병을 유발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 심각한 식량 위기를 초래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식물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통제할 수 없다면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세요.
이번 시간에는 식물 바이러스가 초래할 수 있는 극단적인 인류 멸망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동물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처럼, 식물 바이러스 역시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는데요. 예를 들어, 아프리카 카사바 모자이크 바이러스, 바나나 타래꼭지 바이러스, 보리 황화위축 바이러스, 벼 엔도르나 바이러스, 감자 바이러스 Y, 콩 황화 모자이크 바이러스 등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약 1500종의 농작물 바이러스가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밀, 쌀, 보리와 같은 주요 식량작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는 그 영향력이 매우 큽니다.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된 유지 구구 바이러스는 이후 2001년 케냐, 2003년 에티오피아, 그리고 2007년에는 대형 사이클론으로 인해 온도가 상승하면서 예멘과 파키스탄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이 바이러스가 사라진 후에는 B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병의 확산이 미래의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친다면 많은 취약한 국가들의 빈곤층이 굶주림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당시 아프리카에서 재배된 밀 대부분이 유지 구구에 취약한 품종이었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의 확산은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일 당시 해당 바이러스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면,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아시아의 주요 밀 생산국인 파키스탄과 인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국가가 세계 전체 밀 생산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포를 자아냈습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유지구구 바이러스는 특정 식물에만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었고,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했습니다. 만약 이 바이러스가 더 넓은 범위의 식물에 영향을 미쳤다면, 전 세계 식물군이 10년도 채 되지 않아 사라질 위기에 처했을 것입니다. 볏과식물을 포함한 넓은 식물군이 이 균에 노출되었다면, 이는 마치 식물계에 대한 흑사병과 같은 파급효과를 낳았을 것입니다. 식물은 국경을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금방 여러 대륙으로 확산되었겠죠.
또한, 식물은 동물에 비해 세대 교체 속도가 빨라서, 변이가 더욱 빠르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식물 전체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며 전 세계를 덮을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뿌리 접촉을 통한 감염이 주된 전파 방식일 것입니다. 하지만 식물의 빠른 세대 교체를 감안하면, 공기를 통한 전파도 곧 가능해질 것입니다.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방법은 감염된 농작물을 폐기하고 특정 지역의 토양을 뒤집는 것 정도로, 이는 매우 제한적인 효과만을 가져올 것입니다. 결국, 식물계 코로나에 대한 인류의 대응 방안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볏과식물이 모두 위험에 처한다면, 인류의 식생활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소와 닭과 같은 주요 단백질 공급원은 완전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주식이 되는 것은 대부분 볏과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소와 닭은 감자나 기타 뿌리 식물로는 대체할 수 없습니다.
돼지만이 감자를 사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위기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동물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인류가 의존하는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새와 곤충들도 빠르게 감소하면서, 생태계는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로 재편될 것입니다.
만약 새와 곤충의 먹이망이 붕괴되면, 그 파급효과가 해양 생태계에도 미칠 것은 불가피합니다. 결과적으로 인간이 소비할 수 있는 식량 자원은 뿌리식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진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식물성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초기 대응 조치로는 농경지에 동의 원소를 사용하는 방법이 유일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응은 전 세계적인 협력 없이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국제적 협력은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며, 이는 신냉전의 시대에 초기 대응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식물전염병에 직접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입니다.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는 물질을 찾거나, 해당 바이러스에 저항할 수 있는 식물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그 방법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식물 품종 개발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바이러스가 식물 전체에 감염성을 띨 수 있는 변이가 나타난 이후에나 실현될 가능성이 있어, 궁극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식물이 하나도 남지 않는 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유형의 위기는 전쟁이나 전염병과 같은 다른 위협보다 직접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으나, 그 영향은 더욱 미묘하고 치명적일 것입니다.
식물의 위기가 곧바로 식량 위기로 인식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대다수 선진국이 다양한 식량을 안보 차원에서 비축하고 있고, 보존 식품들이 시장에 계속 공급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반 대중은 위기가 오더라도 처음에는 늘 그랬듯 곧 해결될 문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지 않아서 식량 자원은 고갈될 것이며, 이는 갑작스러운 심각한 안보 위기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위기가 드러날 때, 생존에 대한 준비는 매우 중요하게 될 것입니다. 식물성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인 확산은 생존에 있어서 고도의 난이도를 의미하며, 이에 따른 정치적 변동성도 상당히 클 것입니다. 인류가 예상치 못한 이유로 멸망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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