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포스팅 작성은 내 원동력.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예전에 언제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었던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중학생 또는 고등학교 저학년이었을텐데,
아마도 필독서로 지정된 그 유명한 책을
학원 논술 선생님이 숙제로 읽어오게 해서
마지못해 읽었던 것 같고,
지금은 내용도 하나도 기억 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월을 살아오면서 도스토예프스키가
포커에 빠져서 재산을 탕진하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소설을 죽어라 써댔다는 얘기를 몇차례 들어왔고,
아 나는 그런 쪽은 아니지만 주식에서 몇차례 돈을 잃고
벌기는 오질나게 벌었지만 별로 남는 것이 없는 형편이라
예전부터 글쓰기를 그나마 좋아했던 나로써는
어쩌다보니 마케팅을 하게 되었고,
어쩌다보니 블로그를 쓰게 되었다.
블로그로 돈을 벌 생각은 딱히 없지만
돈을 벌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일이 될 것이고,
그걸 떠나서 그냥 생각들을 정리하고 찌끄리는
좋은 수단으로서, 그렇게 번뇌를 없애는 수단으로서
블로그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내 삶의 원동력 중
하나 정도는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소설 작가가 되는 것도 생각이 있지만
아직 그 정도의 깜냥이 안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내가 상상한 것들이 이미 누군가가 상상한 일이라는
그런 것들에 대한 실망감도 적지 않아 가지고 있어서
내 성향상 그런 것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면
용납할 수 있을 아량이 생길 때까지
블로그 같이 가벼운 매체를 통해서
정신을 수양하고 글을 다듬어 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서 공룡이 문명을 가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최근들어 갑자기 했는데, 아 이거 소설 주제로 딱이다.
생각해서 남들이 이미 생각했을리가 없다고 보니
기묘한 밤에서 이미 외국 학자들이 다뤘던 상상이라고
하더라. 이러면 확 흥미가 떨어져 버리는 것이다.
이런 얘기는 그러면 내 소설에는 담길 수 없어.
식상해졌어. 이런 주제도 모르는 오만한 생각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블로그를 한숨에 뚝딱 써내려가면서
도스토예프스키 아내 입장이 되어보려고 노력도 해보고
길게 글을 쓰는 연습 겸사 좀 가벼운 마음으로
눈을 감고 오탈자가 조금 발생하더라도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꼭 사진이 들어가야 하나?
이미지가 없으면 남들에게 보여지기 어렵기 때문에
이걸 아주 포기하지는 못하겠다.
사진이 필요없는 글에도 사진을 꼭 넣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실 제일 힘들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넣어야지...
이게 하나의 뭐랄까...
완전히 순수하지도,
그렇다고 자본주의 사회의 괴물도 되지 못한
애매한 미생의 정신상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