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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별이 저문 해처럼 다가왔다.
서쪽에서 날아온 먼지를 삼키면서
통보를 전해들었다.
저녁 바람이 다가와 뺨을 후려쳤지만
아무 느낌두 나지 않았다.
그냥 집으로 걸을 뿐이었다.
컵에 쥬스가 말라 있었다.
다시 채워 놓아 가만히 바라보았다.
언젠간 다시 마를 그 쥬스를 견디지 못해
그대로 마셔 버렸다.
뒤가 보이지 않아도 머리카락을 혼자 밀었다.
거울 속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나는 울었다.
빗을 머리 하나 남지 않았을 때 비로소 그만뒀다.
꼽슬꼽슬 흘러 신문지 위에 수북 쌓인 당신의 모습.
짱구 머리에는 피가 그림처럼 묻어있었다.
저것이 굳으면 마침표가 될 것이다.
저것을 떼어내면 새 출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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